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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외국드라마

Netflix 힐하우스의 유령 시즌1 리뷰와 시즌2 관련

설리 잭슨이 쓴 미스터리 고딕 호러소설이 Netflix에서 미드 힐 하우스로 제작이 되고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시즌2가 궁금해서 정보를 찾았다. 시즌1 리뷰 겸 시즌2 관련 소식도 전해볼까 한다. 일단, 힐 하우스의 원작 제목은 The Hunting of Hill House로 'Hill'이라는 기괴한 저택에서 일어나는 초자연 현상을 다룬 소설이다. 저택이 살아있는 점에서 다른 고딕소설과 차이점을 준다. 드라마는 이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서 상상해서 제작됐다. 소설 소개에는 이런 식으로 적혀있다. 먼저 소설 속에 나오는 이 저택은 악의를 가진 집이다.


악한 의지를 가진 공간으로 밝은 햇살이나 상쾌한 바람은 물론 집을 밝게 만드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집 자체가 스스로 거부한다. 일단 거주자들이 집에 들어오면 밤새도록 문을 두들기고 냉기를 흘려보내고 방 전체를 뒤흔들며 거주자들을 괴롭힌다. 이런 초자연 현상은 거주자들이 어릴 적에 겪었던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아주 흡사하다. 힐하우스의 악의(惡意)가 이런 현상을 자아내는 것인지, 자신의 불안감이 이런 현상을 자아내는 건지 거주자들은 구별하지 못한다.

*폴터가이스트 현상이란 이유 없이 이상한 소리나 비명이 들리거나 물체가 스스로 움직이거나 파괴되는 현상


드라마는 무섭다. 그리고 슬프다. 마무리가 아쉽다는 평가도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보기에 최선의 마무리다. 최고의 마무리라 할 순 없지만 최선은 확실하다. 연출, 연기, 이야기 전부 좋다. 장면 하나하나 허투루 제작된 건 없다. 10개의 에피소드 동안 유령이 메인으로 나오기 전까지 33명의 유령이 곳곳에 숨어있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숨겨진 유령을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자신의 SNS에 올린 걸 볼 수도 있다. 유령이 나오는 장르를 못 보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게 이 드라마 주제 때문인 듯하다. 가족이다.

시청하면서 궁금했다. 저렇게 이상한 일이 많은데 왜 그냥 저 집을 안나오는지 궁금했다. 이유는 크레인 가족이 힐 하우스에 거주한 기간은 한 달 혹은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이라고 한다. 딱 한 계절,  여름 동안 살며 그런 일들이 발생한 것이다. 어떤 유령은 크레인 가족을 도와줄 것도 같고, 어떤 유령은 모습 자체로 무섭고, 또 어떤 유령은 정말 못됐다. 원작에서 설명했듯이 집 자체가 악의를 품은 집이다. 자택에 낚여서 자의로 타의로 된 유령들에게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넬이 빨간방(Red Room)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절대 열리지 않는 이 방의 열쇠는 곧 ' 먹잇감'이다. 자택에 들어온 자들은 자택의 먹잇감이 되어 자살을 하거나 미치도록 만들어서 힐 하우스 자체가 그 집에 묵어둔다. 만약 집에 온 가족들을 먹지 못한다면 힐하우스는 계속 찍어둔 거주자들을 쫓아다니고 넬은 결국 집에 돌아온다. 목이 꺾인 여인은 넬을 오랫동안 쫓아다녔고, 넬은 그렇게 먹힌다. 본인이 결국 목이 꺾인 여인이 됐고 목이 꺾인 여인이었던 셈이다.

절대 열리지 않은 레드룸이라는 공간은 위장된 모습이었다. 방은 가족들에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쓰인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크레인가족이 전부 빨간방에 모인다. 그 방에서 등장인물들 각각의 비참하고 유악했던 순간의 환각이 등장하고 넬의 유령이 나타나 이들을 깨운다. 깨운 후, 넬은 빨간방에 대해서 설명한다.

"엄마는 집이 사람 몸같다고 하셨어. 모든 집들은 눈과 뼈와 피부와 얼굴을 가지고 있어. 이 방은 집의 심장 같은 곳이야. 아니, 심장이 아니라 위야."

빨간 방은 소화를 하는 위장기관으로 왜 그렇게 힐 하우스가 크레인 가족들을 이 방으로 데리고 오려고 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집에서 소화가 된다는 건 유령이 된다는 것이고, 그 유령은 힐하우스의 소유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힐하우스가 가족들에게 비참한 환각들을 보여주고 무너지게끔 설득한 거였다. 스티븐의 게임방, 셜리의 가족방, 테오의 춤 연습실, 올리비아의 독서실, 넬리의 다과실, 루크의 나무집으로 위장된 이 빨간방은 크레인 가족들을 소화할 때까지 친숙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위장했다. 이들이 다시 빨간방으로 와서 힐하우스는 한 번 더 새로운 얼굴을 했지만 넬의 도움으로 결국 그 위기의 환상에서 깨어난다.

엄마인 올리비아는 정말 예민하다. 넬과 많이 닮았다. 연약하기도 하고 아이를 사랑하는 올리비아의 마음이 처음엔 안 그랬지만 그릇되게 변한다.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아이들, 특히 쌍둥이들을 영원토록 안전하게 지키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컸다. 안타깝게도 자택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고 유령은 올리비아의 모성애를 잔인하게 이용했다.

엔딩을 두고 해석에 관련하여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감정선은 1화부터 차곡차곡 쌓아 10화에 모든 오해가 풀리고 터진다. 초자연현상을 다룬 드라마라도 시청자들은 논리적인 납득이 필요하며 여전히 공포물로써 그 기능도 해야 한다. 그리고 힐 하우스는 그 부분에서 성공을 했다. 크레인 가족의 가장이자 올리비아의 남편인 휴의 희생으로 결국 가족들은 모두 탈출한다. 어떠한 여정이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만남으로 끝낸다는 결론이 참 상투적이고 평범하여 그 부분에 대한 일각의 비평이 존재한다. 만약 휴가 힐 하우스의 유령이 안되기로 선택했다면?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시청자들도 있긴 한데 이는 드라마가 10화에서 마무리 지을 생각이 없었다면 그런 결론을 냈을 수도 있겠다. 왜 희생을 했어야 했을까? 가족을 위한 희생이 아닌, 사랑때문이 아닌 또 다른 돌파구를 찾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드라마는 끝나고서도 많은 생각과 추측을 해야하고 소위 떡밥도 많아 불친절하긴 하다. 예를 들어, 테오가 "내가 잡고 있던 손은 누구였지?"라는 장면에서 소름이 끼칠 정도였는데 (물론 유령이었겠지만) 그에 대한 대답도 얻을 수 없다. 테오가 사물이나 사람을 만지면 무언가 느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지만 왜 유령이 그런 짓을 한 건지는 모른다. 드라마는 장르가 유령, 초현실, 미스테리기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 많다.

결과적으로 대중들과 비평가들 사이에서 평가는 좋았다.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않았다는 점, 마무리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드라마 자체로만 봤을 때 완성도는 좋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부 비판하는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없다.


힐하우스 시즌2 관련 소식은 별로 없다. 2019년 2월 21일 경에 넷플릭스는 시즌2 확정 소식을 알렸다. 제목은 바뀐다. 더 헌팅 오브 블라이 마누(The Haunting of Bly Manor)다. '블라이 마누의 유령'. 시즌2는 설리 잭슨의 소설이 아닌 헨리 제임스(Henry James)의 소설 나사의 회전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원작 소설의 제목은 The Turn of The Screw다. 국내에도 여러 번 '유령의 집'으로 출간된 소설이다. 시즌1의 크레인 가족이야기는 끝이 났으며 이는 드라마 제작자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만약 시즌2를 제작한다면 더 이상 크레인 가족들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일단 크레인 가족이야기는 끝이다."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

소설 나사의 회전 장르 역시 고딕 호러이다. 블라이 마누의 유령은 대충 이런 내용이다.

고립된 시골을 배경으로 두 어린아이에게 죽은 하인들의 유령이 나타나 아이들의 영혼을 사로잡으려 애쓴다.

헨리 제임스는 소설에서 '절대적 악행이란 없고 그것은 다만 인식과 성찰과 상상력의 문제다'라고 한 적이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드라마 블라이 마누의 유령이 어떻게 진행될 지 감히 예측해볼 수 있겠다. 방영 날짜는 2020년 예정이라 한다.

The Turn of The Scr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