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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외국드라마

Netflix 인도드라마 타이프라이터(Typewriter) 리뷰

주말에 인도 드라마 타이프라이터를 시청했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고아에 사는 세 명의 아이들 사미라, 사티아지트, 데브라즈가 유령 클럽을 결성해 동네 오래된 자택의 유령을 잡으려 한다. 술탄포어의 유령이라는 소설을 쓴 작가가 살았던 이 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온다. 바로 그 작가의 손녀였던 제니가 가정을 꾸려 다시 돌아온 것이다. 제니의 이사와 함께 빌라의 전설은 재가동되며 실제로는 타자기를 둘러싼 미스테리를 풀기 시작한다.

아래부터 리뷰라 스포일러가 포함될 순 있으나 거의 없음

드라마는 총 5부작인데 언어가 힌디어지만 넷플릭스에서 영어로 더빙이 되어 있었다. 더빙판으로 본거는 정말 오랜만이라 적응이 좀 안됐다. 문제는 더빙만의 잘못이 아니었다. 인도인들의 영어다. 차라리 오리지널 버전에 어차피 한글자막을 깔거라면 들리는 언어가 상관이 있을까? 내가 설정을 잘못한 건진 모르겠지만 처음에 듣고 놀리나 싶었다.

이게 인도라는 나라의 특색을 주기 위해 그런 식으로 일부러 발음을 해서 언어를 입힌건진 모르겠지만, 내가 현지인이라면 상당히 불쾌했겠다 싶었다. 프랑스나 스페인이나 일본이나 그 나라 드라마를 그 나라 영어 악센트로 더빙하진 않는데 이게 뭔가 싶었다. 일본 영어 발음이 우습다 한들 그 일본식 영어 발음으로 일본 드라마를 더빙하진 않을 테니 말이다.

두 번째, 인도가 발리우드의 나라인만큼 그 외의 다른 장르를 본다는 게 참으로 신선하다. 요즘 인도에서도 다른 장르로 산업을 확장시킨다는 기사를 읽었다. 유럽, 미국, 기타 아시아의 나라의 드라마는 그래도 몇 번 접해봤다고 익숙했는데 특정 장르가 아닌 이런 슈퍼내추럴 현대물은 이질적이면서도 정말 신선하다. 드라마는 볼수록 사실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가 꽤나 연상된다. 타이프라이터는 기묘한 이야기 인도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유사성을 띄기도 한다. 아이들이 우정을 나누며 초자연적인 어떤 크리처를 상대하며 싸우는 과정을 보며 기묘한 이야기가 많이 떠올랐다.

문화의 힘이 대단한게 이런 드라마로도 그 나라의 고정관념을 깨줄뿐 아니라 새로운 생각도 일깨워 준다는 점이다. 인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게 카스트제도, 여권, 최근 일련의 범죄사건들, 여행하기는 무서운 지역 등등 셀 수 없이 부정적인 것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여자아이인 '사미라'를 주축으로 작가의 손녀 '제니'의 이야기를 대립시킨다. 사미라는 경찰의 딸이기 때문에 저렇게까지 행동할 수 있다는 당위성, 제니는 유명한 작가의 혈육이자 사업가인 가족이 있어 부자라는 당위성 때문에 이들은 드라마에서 평등을 내세울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내가 보면서 인도에 가졌던 단점을, 그것도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옅게 만들어 주었다는 거다.

스토리면에서도 기승전결이 딱딱 맞는다. 어떤 극적인 상황에서 왜 저렇게 연극처럼 대사를 길게 읊는지는 그 부분이 좀 종종 당혹스럽긴 한데, 어린아이들이 주축이 되어 시청자들에게 설명이 부족할까 싶은 구조의 친절함이라고 넘겼다. 수많은 신이 존재하는 인도에서 타이프라이터는 적당히 문화를 접목시켰다.

드라마 자체로는 어설프다. 솔직히 말해서 5부작이였기에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주조연들의 연기도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고 마지막에 다음 이야기를 시사하며 피식 웃음이 나오는 유치함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인도에서 드라마 산업으로 발전을 시켜야 한다면 그 가능성은 보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mmyNUPvEF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