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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안드레아스 그루버 슈나이더 시리즈, 풀라스키 형사 시리즈 리뷰

안드레아스 그루버(Andreas Gruber) 책을 다 읽었다. 일단 국내에 번역된 책이 6개니까 다 읽었다.  시리즈는 두 개다.

 

  • 프로파일러 마르틴 S 슈나이더 시리즈: 새카만 머리의 금발소년, 지옥이 새겨진 소녀, 죽음을 사랑한 소녀, 죽음의 론도
  • 발터 풀라스키 형사 시리즈: 여름의 복수, 가을의 복수

 

본 포스팅은 스포일러가 많다.

 

 

두 시리즈 중에서 단연 마르틴 S 슈나이더 시리즈가 낫고, 풀라스키 형사 이야기는 이 작가가 글을 쓰며 무슨 일이 생긴게 아닌가 할 정도로 쓰레기같은 내용이었다. 그래도 여름의 복수는 낫다. 가을의 복수는 작가가 신변에 위험이 있나 의심했다. 누가 가둬두고 쓰게 한게 아닌가 할 정도로 이상했다.

 

<괴팍한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시리즈>는 형사 자비네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간다는 내용이다. 1편에서 자비네와 관련된 살인 사건으로 둘은 처음 만나고, 사건을 구상하는 능력이 뛰어난 자비네와 나머지 시리즈에서 파트너로 활약한다.

 

새카만 머리의 금발소년은 화제가 될 만했다. 잔인하지만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고심한 티가 나며 재밌었다. 지옥이 새겨진 소녀는 슈나이더 덕에 연방범죄국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된 자비네를 시작으로 한다. 이 책에서부터 이제 그루버의 진가가 드러난다. 거지같단 소리다.

 

 

지옥이 새겨진 소녀에서 메모할건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반드시 메모하길 추천한다. 왜냐면 다 죽는다. 죽음의 론도까지 살아남는건 슈나이더와 자비네 뿐이다. 그 중 살아남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간 죽을거라고 장담한다.

 

죽음을 사랑한 소년은 갑자기 슈나이더 아들이 나온다. 천재 슈나이더는 천재 피트 판 론이라는 천재연쇄살인마를 낳았고, 막장과거사와 더불어 기가차는 이야기다. 첫 장에 이런 글귀가 있다. '가장 무서운 적은 우리 자신이다.'

아니.. 가장 무서운 적은 그루버같은데...

 

이 세 개 시리즈만 있었다면 풀라스키 시리즈랑 비슷하다고 했겠지만 다행이도 죽음의 론도는 흥미롭게 봤다. 이 편에서 인제 그루버의 결심이 끝내준다. 등장인물 사망파티. 원래 죽음을 사랑한 소년을 끝으로 3부작으로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독자들의 요구에 죽음의 론도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건 잘했다. 론도로 그나마 평가가 좋아졌으니까.

 

이제 여름의 복수, 가을의 복수를 말해보자. 설마 겨울, 봄까지 다 시리즈로 낼 생각은 아니겠지...?

여름의 복수가 가을의 복수보단 훨 괜찮다.

 

에블린 마이어스라는 변호사와 빌터 풀라스키 형사가 이번엔 주인공인데 그래도 슈나이더 시리즈를 먼저 읽어서 그런지 자비네랑 슈나이더가 그리웠다.  풀라스키는 천식을 앓고 있는 정말 무능한 형사다. 이전에 사건해결을 잘했다는데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있는 나타샤 줌머의 자살을 시작으로 비슷한 정신병을 알고 있는 소년소녀들이 살해당한다. 다들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고 이는 1998년 8월 어떤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가을의 복수... 어린 이민자들의 혈액이 소실되고 잔인하게 뼈가 부러진 채 발견된다. 뼈를 부수어 전갈 모양으로 만들고 또 피해자 혈액으로 인광물질을 섞어 몸에 전갈문신을 새긴다는 싸이코패스 이야긴데.

 

이 작가가 미쳤나 정말.

 

역시나 주요 등장인물은 허망하게 살해되고 사방이 고구마다. 극적인 상황마다 기침하는 병든 풀라스키, 갑자기 나타난 피해자 어머니 미카엘라 상황은 이해하겠다만 그 어떤 형사보다 빠르게 범인과 단서를 찾고 혼자 민폐를 끼치며 사건을 해결한다. 풀라스키는 끝까지 쫓아다니며 헥헥대다가 나중에 미카엘라 딸까지 함께 보살펴주는 암시로 끝난다.

 

글을 쓰기 싫으면 쓰질 말아야지 도대체 중간에 몇 번이나 때려칠뻔했는데 간신히 읽었다. 서평보면 평가가 왜 그러헤 좋은지 모르겠다. 알반가? 내가 취향이 이상한 걸까.

 

도대체 등장인물들이 왜 이렇게 민폐만 다들 끼치고 멍청한지를 모르겠다. 아니 과거엔 날렸다며, 현잰 변호사고 그런데 눈치는 어디갔으며 볼때마다 얘는 저상황에서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와중에 그루버가 슈나이더 시리즈로 돈은 꽤 벌었는지 복수 시리즈에서 고가의 물품과 집은 참 자세하게도 묘사해뒀다. 꼴같잖다.

 

남자는 애프터 세이브 모델느낌에 50대들은 다들 잘생겼고 재력이 있고 치명적인 매력, 여자는 40대지만 그 나이로 보이지 않는 외모, 아름답거나 풀라스키 죽은 부인을 닮은 설정이다. 돌은 듯.

 

캐릭터가 너무 무능해도 답답하다. 하... 근데 그루버 작가가 싫은데 또 글은 어떻게든 다음 편을 읽게 하는 흡입력은 인정한다. 작품마다 기복이 심한데 좀 다듬었으면 좋겠다. 아, 그러면 니가 쓰지 그러냐고? 그래야 겠다.

 

독일 현대추리소설의 양대 산맥 작가가 안드레아스 그루버와 넬레 노이하우스라는데 이제 노이하우스 작품을 읽겠다.

 

*이렇게 쓰고 이런 말 하기 뭐한데 참고로 난 안드레아스 그루버 다음 책을 꼭 볼거다. 이번엔 제발 재밌길 바라는 심정으로. 이래뵈도 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