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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M.J. 알리지 - 죽음을 보는 재능 리뷰

스포일러 다수 포함

전에 한 번 시도를 했던 <이 니 미니>의 저자 M.J. 알리지의 책이라서 골라봤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고른 책이었는데 아차 싶더라. 다 읽고 나니 기분이 참 더럽고 안 좋다. 제목 그대로 내용은 죽음을 보는 재능을 가진 한 십 대 소녀 케이시의 이야기다.

케이시는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자가 언제 사망하고 대략 어떤 방식으로 사망하는지를 알 수가 있다. 고통이 끔찍할수록 소녀에게도 전이되어 괴로워한다.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이 재능. 하지만 이 고통보다 더 케이시를 아프게 하는건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그저 다루기 힘든 딸이라며 케이시를 버리고 도망간 엄마 나탈리아, 신뢰를 얻으려고 했던 심리학자 애덤 브렌트. 케이시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었고 쓸쓸하게, 그리고 예언한 대로 죽음을 맞이 한다. 내용은 평범하다. 이제부터 내가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평이다.

1. 쓸데없이 잔인하다.

M.J. 알리지의 이력을 살펴보니 15년동안 TV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읽으면서 장면이 빠르고 디테일, 특히 살인하는 방법 이 장면을 유독 신경 써서 그린 거 같은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다. 내가 왜 이니미니를 읽다가 관둔 지를 상기했다. 보이는 모습, 현상은 다채로워 화면이 연상될 정도로 생생하나 인간의 내면, 그러니까 캐릭터가 왜 그렇게 행동을 하는지는 디테일이 없이 널 뛰니 감정이입이 불편했다.

2. 왜?

이때문일까? 읽으면서 왜라는 질문이 맴돈다. 케이시는 왜 저렇게까지 무모한 행동을 할까. 단순히 십 대라는 이유는 충분치 않다. 왜 페이스는 그런 선택을 한 걸까? 할 수야 있다. 다만 독자들에게 그 당위성까지는 시간과 묘사가 필요하다. 애덤 브렌트. 심리학자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환자와 주변 사람들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브리엘 형사,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캐릭터다. 장점도 단점도 없는 말 그대로 물 같은 캐릭터.

3.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그래서 뭐냔 말이다. "이미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가 없다. 당신이 아무리 노력한다한들" 뭐 이걸 말하려는 거라면 성공했다. 다 읽고 난 후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소설은 잔인하고 배려가 없다. 번역가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알리지가 작품을 낸다면 난 또 읽긴 할 거다. 이번엔 또 얼마나 잔인하게, 자극적으로 썼을지 그거 하나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