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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외국드라마

영드 언포가튼(Unforgotten) 시즌1 리뷰

영드 수사물 언포가튼(Unforgotten)을 시청 중이다. 시즌1은 2015년에 방영, 총 6부작으로 난 이제 막 시청했다. 시즌2를 들어가기에 앞서 짧게 리뷰를 쓰겠다.

 

 

 


영드 언포가튼(Unforgotten) 시즌1 리뷰

 

언포가튼은 콜드케이스, 장기미제사건을 다루는 수사물이다. 시즌1은 철거되는 건물의 한 지하실에서 한 건물에서 우연하게 유골 하나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발견된 장소 특성상 유골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연식을 알아보기 힘들었고 확실한 건 살해당했다는 거였다.

 

그러나 얼마 후, 유골 근처에서 차 열쇠로 추정되는 증거를 발견하고 형사 캐시와 써니는 피해자 신원을 알기 위해 더 깊게 파기 시작한다. 피해자를 확인하려 했던 희망은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 가족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자동차는 당시 도난 당했었고, 결국 폐차장까지 가게 된 형사들. 차는 이미 뼈대만 남기고 알아볼 수 없게 되어 포기하려 가려던 찰나 이들은 부품 쓰레기 더미에서 도난당한 차에서 나왔다는 물건들을 발견한다. 유골이 가지고 있었던 개인물품 중에는 일기도 있었고, 추적의 끝에 형사는 드디어 유골의 신원을 파악한다. 그는 1976년 이후로 실종된 지미 설리번이었다.

 

일기 마지막 페이지에는 여러 개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었다. 베스, 롭 신부, 프랭키 C, 에릭 슬레이터. 서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 보이는 네 명의 사람들. 이제 형사들은 지미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내야 하고 그를 집으로 데려가는 일도 캐시와 써니의 몫이다.


 

영드 수사물 특징이 음울하고 무거우며 인간 심연 속에서도 어두운 면을 깊게 파고들어 불편할 때가 있는데 언포가튼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고 미드 스타일을 따라한 거도 아니었다. 영드 특징을 살리면서도 우울함을 덜어내어 내공이 집결된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영드 수사물 중에서 앤 클리브스(Anne Cleeves)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베라(Vera)를 제일 좋아하는데 베라와 결이 같다.

 

DCI 캐시는 공감력이 무척이나 뛰어난 형사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피해자의 가족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마치 피해자가 방금 살해된 것처럼 매번 최선을 다한다. 그렇다고 용의자나 사람들에게 질의를 하거나 심문을 할 때 절대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용의자들은 스스로 감정을 드러내곤 한다. 아마 이런 노하우는 오랜 형사 생활로 자신만의 스타일이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캐시의 파트너 써니는 역시 캐시와 비슷한 성격이다. 끝없이 사건을 둘러싸고 자문하고 고민하는 캐시에게 써니는 좋은 경청자이자 훌륭한 형사다.

 

 

다들 노인이 된 용의자들. 지미 설리번이 살해당했을 때 이들은 모두 혈기왕성한 십대, 이십 대였다. 젊음과 패기가 무기였고, 선을 넘는 장난과 충동을 즐기던 새대였다. 그리고 그런 지난날은 무기가 되어 현재로 달려온다.

 

시간이 너무 흐르면 빛이 바래진다고들 한다. 정말 그럴까. 생존하기 위해 무뎌지는 건 아닐까.

죄를 지었다면 그 죄는 신이 아니라 피해자로 인해 고통받은 가족과 지인들이 용서해야 한다. 그게 바로 진짜 정의.

 

드라마는 인종차별, 성소주차 차별과 혐오, 권력 등 다양한 사회계층과 이견을 보여주면서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가슴이 답답하지는게 고구마도 많다. 그러나 그런 말로 드라마를 폄훼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시리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범인 앞에서 나또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끝을 맺는다는 건 중요하지만 그 끝이 너무 모호했다. 드라마 상이지만 지미의 어머니가 그걸로 마음의 평화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