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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외국드라마

CSI: 베가스(CSI: Vegas) 시즌1 리뷰와 제작환경

2020년에 CSI 라스베가스 리바이벌이 확정되고 얼마 전부터 방영해서 보고 있다. 워낙 전설의 드라마기도 하고 2015년에 시즌15로 끝나면서 파이널에서 보여준 마지막 에피소드 두 개가 워낙 처참해서 내 머릿속에서 지워고 싶기도 했고.. 2021년에 리바이벌된 CSI 오리지널 베가스에서 현재까지 난 7화까지 봤다. 여태까지 본 걸 써보겠다.

 

아래서부터 아마도 스포일러 주의

 


1화는 익숙한 얼굴이 범인에게 공격을 받고 CSI 요원을 부르는 걸로 시작한다. 피해자는 짐 브래스. 처음에 짐 브래스 눈 때문에 뭐 틀었는지 까먹고 순간 SF판타진줄 알았다. 어쨌든 그 사고로 새롭게 리바이벌 된 CSI 요원들이 등장한다. BLM 운동으로 헐리우드에선 특히나 다양성을 강조하려 더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미드에서 다양한 인종사건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이거도 진짜 할 말이 많기 때문에 다음에 천천히 써보겠다)

 

짐 브래스의 사건으로 은퇴한 새라 사이들과 길 그리섬이 돌아온다. (길은 1화 마지막 부분부터 나온다) 사건을 캐다보니 모든 증거가 호지스로 연결이 되고 옛 오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새라와 길이 CSI로 컴백하며 드라마는 본격 시작된다. 드라마는 크게 큰 두 줄기로 흐른다. CSI오리지널의 멤버 호지스의 사건 + CSI 자체 내에서 발생하는 매 에피소드 사건 이렇게. 

 

CSI 드라마의 구축은 CSI 반장과 그 팀이다. 지난 15시즌을 그래왔다. 반장과 멤버가 바뀌어도 그 드라마를 이끌고 가는 핵심 멤버의 축은 동일했다. 그러나 리바이벌 된 버전에서 길 그리섬은 반장도 아니고 새라는 옛 동료를 도우려 온 게스트기 때문에 이들은 이야기의 핵심에 끼어들지 못하고 곁다리를 맴돈다.

 

 

호지스 사건은 호지스가 부패했고 사실은 악당이었기 때문에 그가 지난 세월간 연구실에서 캐낸 증거로 보낸 수 천의 범인들이 자칫하면 무죄를 선고받을 수도 있는 건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옛 동료에 대한 의리도 있겠지만 CSI 근간을 지키려고 옛 멤버와 새 멤버가 힘을 합쳐 해결해보기로 한다. 

 

문제는 투입된 그리섬과 새라의 위치가 애매하다. 두 사람은 이전시즌에서 워낙 훌륭하고 잘난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 캐릭터성도 유지하며 강조해야 하는데 제작진은 동시에 새로운 멤버의 캐릭터와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도 저도 안되는 밋밋한 상황이다. 차라리 옛멤버를 전부 제하고 새로운 캐릭터들로만 구성을 했다면 구성이 약한 멤버들을 띄울 수 있었겠는데 모호하다. 

 

내가 제작진이었다면? (물론 난 아니지만그렇게 생각 좀 해봤다.) 이렇게 가정하고 리바이벌을 만든다면 어떻게 했을까 한 번 고민도 해보았다. 원년 멤버를 넣는다면 아무래도 기존 원작 팬들이 있기 때문에 시청률과 팬덤이 유지가 될 것이다. 장점은 시청률일테고 단점은 기존 드라망의 명성에 누가 갈 수 있다는 거겠다. 원년 멤버 없이 간다면 깔고가는 시청률이 낮을 테지만 그렇다고 드라마가 실패할 경우 오리지널에도 영향을 끼칠 수가 있을 것이다. 뭐로 하던 간에 단점은 똑같다. 그럼에도 방송사가 선택한건 '안정성'같다. 같은 실패라면 그래도 화제와 시청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걸 택했나보다.

 

 

사실 공중파의 이런 선택은 이해가 간다. 코로나 상황에서 현재 미드제작환경이 아주 힘들게 되었다. 현지에서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말고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드 대부분의 제작사가 촬영할 때 방역규칙을 대부분 준수하고 있는데 나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거나 현장에서 새로 확진자가 나타나면 그 즉시 촬영이 중단되고 촬영이 연기되면 그만큼 돈이 더 들어간다. 스케줄이 연기되면 배우의 다른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고 문제가 생기면 그게 다 돈이다. 

 

코로나 전과 제작환경이 너무 달라졌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더 힘들고 돈이 들게 생겼기에 방송사들도 위험한 도박을 피한다. High Risk, High Return을 안하고 있다는 뜻. 그래서 최근 2년간의 드라마를 보면 신작 드라마 수는 확 줄었고, 기존 드라마의 리뉴얼이 많다. 코로나와 제작환경때문이다.  

 

어쨌든 CSI가 왜 그렇게 아쉽게 나왔는지를 설명하느라 말이 길어졌는데......... 그리고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설로 남을 수 있는 CSI 기존 요원들의 노후가 왜 그렇냐 말이다.......... 짐 브래스는 홀로 차에 살며 녹내장인지 뭐에 걸리고, 길 그리섬도 뭔 귀에 병 생기고, 기존 CSI 팬들에게 좋은 기억을 퇴색시키는 기분이다. 새라와 길을 또 부부로 만든 그 설정이..처음에 그렇게 할 때는 드라마가 이렇게 오래 갈거라고 생각도 안했었겠지? 이 둘의 관계성도 따로 보면 로맨틱하지만 전체에서 보면 왜 그렇게나 이질적인지 모르겠다. 둘이 반장이나 사건을 대할 때 뭔가 부부 카운셀링 하는 느낌도 계속 든다. 

 

어쨌든 내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다 치고 드라마 자체의 재미로만 보자면, 일단 씬마다 튄다. 다음 씬으로 자연스럽지가 않고 튀는 느낌이고 재미는 그럭저럭, 아직 시즌1이라 캐릭터가 잡히진 않아 아쉽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며 해결해 줄 것이고; 재미가 없진 않다. 오히려 있는 편인데 기대를 했다면 그건 버리고 보는 게 좋겠다.